가끔 프랑스 영화를 본다. 

내가 본 프랑스 영화들을 솔직히 별로 재미 없었지만, 

보게 된 이유는 소재의 참신함 때문이었다. 

이번에 보게 된 '이웃집에 신이 산다' 또한 소재의 참신함으로 보게 되었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소재 (솔직히 말하면 이웃집은 아니지만) 즉 우리와 비슷한 일상으로 신이 산다는 발상이 참신하였다. 

그 발상의 참신함에 다시 한 번 믿어보기로 했고 보게 되었다. 

그러나 역시나 아직 나의 식견과 생각의 깊이가 부족했던 것인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지 못하였다. 

뭐 억지로 감정과 감동을 지어내자면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실제로 느꼈고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한 가지 생각해보았던 것은 있다. 

만약 영화에서 처럼 나에게 남은 수명을 알게 된다면 그리고 그 남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나는 무엇이 하고 싶을까?

이 영화에서는 가끔 얼마 남지 않은 수명 또는 길게 남은 수명으로 말도 안되는 행동들을 하지만 과연 나의 경우는 무엇일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죽음을 앞두고는 의미 없는 일을 될지도 모른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미래에 생활에 대한 두려움에 원치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 남지 않은 수명에 

자신이 진정 원했던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진정 원했던 것들을 무엇일까?

가끔 이와 비슷한 주제를 말하는 영화나 책들을 보면 자신이 내일 죽게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을 지금 당장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도 그와 비슷한 영화이다. 

그러나 실제 삶이 평범한 삶이 아니라면 오늘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삶이라면 그들에게 얼마 남지 않은 수명의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하라라고 모두에게 똑같이 이야기 할 만큼 사회는 세상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그래도 물론 이 영화는 마지막은 기존과 비슷한 결론을 내린다. 

난 아직 잘 모르겠다.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깊이와 이해를 그리고 나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진정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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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씨네 21 -

<여인의 향기>

 요즘의 월요일은 나에게는 힘든 시간이다. 영화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찾고 다시금 나아갈 힘을 얻곤 한다. 웬만한 추천 힐링 무비는 거의 다 보아서 점점 괜찮은 힐링 영화를 찾기 힘들다. 그러다 우연히 '여인의 향기'도 힐링무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유명한 탱고 장면도 보고 싶어서 다시금 찾아보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하지만 글쎄... 난 잘 모르겠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볼 때는 매 장면이 감탄했지만, 여인의 향기에서는 그런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 2시간 가까이 알파치노의 짜증 연기를 보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알파치노의 연기를 보고 싶은 사람은 2시간이 지루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뭔가 의미를 느끼고 싶은 사람은 1시간 50분부터 보기를 추천한다.

 그래도 1시간 50분부터는 괜찮은 대사들이 나오는데 첫 번째는 '실수를 해서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라오' 이는 탱고를 인생에 비유 하면서 하는 이야기이다. 우리의 인생은 완벽하지 못하다. 큰 성공을 한 사람들도 인생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실수가 있었고 때로는 그런 실수들이 전화위복이 될때도 있다. 스티브 잡스도 말하지 않았는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뒤돌아 봤을 때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인생의 실수도 인생이다.

 또 다른 대사는 마지막 부분의 주인공이 '찰리'(크리스 오도넬)를 변호하는 장면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나는 나의 인생에서 갈림길들을 직면하였습니다. 나는 어떤 것이 올바른 길인지 항상 알고 있었습니다. 예외 없이 올바른 길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결코 그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왜 그런지 아십니까? 그 길은 너무나 더럽게 어려웠습니다.' 그렇다. 우리는 대부분 올바른 길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살다 보면 힘들다는 이유로 또는 두려움으로 올바른 길을 포기한다. 자신이 포기한 길을 '이상'이라고 말하고 다른 이들도 가지 못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하며 실현될 수 없다고 믿어 버린다.

맞다. 우리가 인정하는 올바른 길이 명료한 만큼 그 길을 걷는 더욱 힘들다. 그런데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들은 그 길이 힘들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간다. 그들은 어려움을 모르는 것도 두려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은 그 어려움도 올바른 길에 하나임을 알고 나아갈 뿐이다. 그들은 두려움이 없고 이상을 꿈꾸는 자들이 아니라, 강한 사람들이다.

여인의 향기는 나에게는 그리 큰 감흥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주인공 알파치노의 연기는 좋았고, 같이 춤을 춘 여배우는 예뻤으며, 명대사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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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우연히 보게 된 이 한 편의 영화는 나에게 많은 생각의 변화를 일깨워주고 있다. 2005년 제작된 이 영화는 영국에서 만들어졌으며 인생에 대해 깊은 사색과 블랙코미디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깊은 사색은 '나를 봐주세요.' 하며 티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은 영화 전반에 잘 녹아 있다.

모든 것은 심각하지 않다. 심지어 지구가 멸망하는 순간에도 심각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냥 그렇게 돼버린 것이다. 우리가 어찌해볼 수 없는 우연의 산물이며 모든 것은 엮여 있고 원인은 알 수 있지만 '왜'인지는 분명히 알 수 없는 문제이다. 또 그 안에서 영화는 관료주의, 형식주의를 비판한다. 절묘하다.

이 영화에서 내가 감명 깊은 부분은 3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 부분은 여주인공이 죽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그런 절제절명의 순간에 나레이션은 너무나 침착하게 ' 여러분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는 그저 지금까지 살아 있던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삶의 정수를 보여주는가! 우리가 지금까지 이렇게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은 어쩌면 운이 좋아서이다. 운이 좋아서 비교적 잘사는 나라에 태어났고 우연히 교육을 받아서 글을 배우고, 읽고, 쓸 수 있으며, 치안이 괜찮은 곳이라서 그나마 운좋게 살아남아 있을 수 있다. 너무나 슬픈 일이지만 지금 글을 쓰고 읽는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기아, 전쟁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를 '지금까지 살아있는 자체가 행운'이라고 너무나 가볍고 쉽고 덤덤하게 내뱉어버린다. 나 또한 인정해 버렸다. 지금의 힘든 상황도 어쩌면 누구에게는 너무나 운이 좋은 상황일 수 있다고 말이다.


두 번째 장면은 은하대통령이 슈퍼컴퓨터를 찾아가 절대적인 질문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그걸 계산할 수 있는 컴퓨터를 보르그(외계인)이 박살 냈다고 말한다. 그 컴퓨터는 영화에서 지구 자체이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지구를 박살 내는데 서명한 것은 은하대통령 자신이었다. 즉 그는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을 자신도 모른 체 자신의 손으로 부수어 버렸다. 이는 삶의 아이러니 아닐까? 언제나 자신이 찾아 헤메던 것을 무심코 자신도 모르게 쉽게 부수어 버리고 지나쳐 버릴지 모른다. 이를 표현한 삶의 아이러니가 아니었을까?

마지막 세 번째 장면이 작가의 중심 생각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인공이 새로 만들어져 있는 지구에 내려가는 장면 중인 것 같은데, '인생의 참 의미를 알아낼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죠. 그래서 그런걸 찾기보다는 바쁘게 살기로 했어요. 현명해지기보다는 행복해지고 싶었거든요.' 하 ~ 이 얼마나 철학자들이 비통해할 만한 대사인가. 대신 에피쿠로스학파들은 손을 들어 반길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대사가 영화가 말하고 싶은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지 모른다.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삶은 우주적인 관점에서 너무나 사소하다. 신이 만들었다고 하는 지구의 생명체는 우주 공장에서 똑같이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은하대통령은 시민들이 워스트드레서 투표 정도로 치부해버린다. (이는 블랙코미디를 나타냄도 있지만) 우리의 삶의 의미를 알 수 없고, 찾았다고 해도 어쩌면 자신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감정은 적어도 자신을 속이지는 않는 것 같다. 온전히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것이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속이지 않는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이것만 명심하면서 매 순간 행복해지자!!

-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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