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적부터 겁이 많았다.
처음 겁이 났던 기억은 4~5살 때쯤으로 기억된다.
그때 처음 집 근처에 있던 오락실을 갔다.
그때의 오락실은 지금과 같이 대로변에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조금 무서운 형아(?)들이 있는 곳이었다.
오락실 하면 어둡고 숨겨진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 눈에는 뭔가 미지의 재미가 있는 곳으로 보였다.
멋지고 강해 보이는 캐릭터들이 동전 하나를 넣으면 내 마음대로 움직였고
게임을 잘하면 당시 무엇보다도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어린아이의 눈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었다.
아직도 어른이들이 게임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 당시 나와 같은 아이의 마음을
대부분의 남자들은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오락실이 우리 집 근처에 있었다.
길을 지나면서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그곳을 지날 때마다 오락실을 가면 혼난다는 엄마의 말은 늘 나의 발걸음을 메어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을 무슨 용기가 있던 건지 오락실을 가자고 마음을 먹었다.
엄마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먹겠다고 돈을 받고 오락실에 가서
동전 몇 개를 쥐고 엄마에게 들키는 것에 대한 불안함과 게임에 대한 흥분과
내 차례에 대한 기대가에 부풀어 있을 때 갑자기 어머니를 보았다.
거기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 당시의 정확한 감정을 재현할 수는 없지만 당시 매우 겁에 질려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기억이 난다.
그렇게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크게 혼이 났다.
그때 어머니가 혼을 냈던 것은 '오락실을 갔다'라는 것보다는 거짓말을 하였다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처음 알게 되었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당시 이해하였다기보다는 거짓말을 하면 그렇게 혼이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추후에는 왜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지 이해하게 되었지만 거짓말의 대한 부정적인 부분은 그 기억에서부터 시작한다.
아마 이런 거짓말에 대한 인식의 시작이 지금까지의 나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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