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나이가 먹도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공부만 하고 있는 것이 미안했고 죄스러웠었다. 그 공부는 또한 석사 박사가 되기 위한 공부는 아니었다. 물론 석사 박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자신도 있었고 교수님들에게 공부를 좀 더 해보기를 권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내가 책을 읽고 생각하고 그러한 내용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특히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럴 수만 있다면 매일 그러고 싶었다. 그러나 집안 형편상 그럴 수는 없었다. 그때 이후부터였다. 내가 무언가 배우는 것을 열망하기 시작했던 것은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으며, 흥미가 있는 것들을 배우는 것에는 빠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것이 정신적인 나의 위안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무언가 배우고 지식을 쌓은 일이 너무나도 재미있었고 그러한 지식과 지혜들이 사회에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는지 알고 싶었고 그러한 지혜로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러나 돈을 버는 것은 중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돈은 벌 수 있으나 그 시간에 나는 행복하지 못했고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으며,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고, 세상에 영향력을 줄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중요한 그러면서 경제 활동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그래서 찾은 것이 분석에 관련한 업무였다. 나는 꿈에 부풀었었다. 분석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지식이 쌓여서 펼쳐지는 남들과는 다양한 생각들을 검증해 볼 수 있으며 계속해서 공부해야만 했고 내가 만들어낸 정보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인문학적인 소양을 향상하려고 했다. 기술이란 결국 손에 익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분석을 왜 해야 하는지 분석을 해야 하는 포인트가 어디인지 그리고 그러한 생각들이 논리적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한 인문학적인 소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잘 못 알고 있었다. 기술적인 측면은 취업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나는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웠으니 기술적인 측면을 키우면 되었지만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측정이 어려운 만큼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측정 가능한 영역에서 비교되는 내가 보였으며, 분석을 하고 싶다는 열망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으로 인하여 더욱 큰 고통이 되었다. 그리고 가장 원했던 것이 아닌 자꾸 차선을 선택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역시나 내 자존심은 내 생각보다 강했다. 이를 자존심이라고 해야 할지 열망이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 무엇이 다시금 나를 도전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불리한 상황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먼저 나이가 많았다. 다른 시작하는 사람들에 비해 나이가 많았다. 그래서 자는 시간을 줄였다. 남들이 자는 시간, 먹는 시간, 노는 시간에 그만큼 공부를 하였다. 남들이 뭐라고 하여도 나는 그게 좋았다. 물론 나도 쉬는 시간은 있었지만, 같이 배우며 배운 내용에 관해서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은 그보다 더 좋았다. 또 다른 나의 불리한 상황은 가난이었다. 집안은 나를 지원해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었고 내가 모아둔 돈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출을 줄였다. 옷이나 신발 그리고 그 밖에 기본적인 지출을 최소한으로 두었다. 그리고 책은 도서관을 이용했다. 인터넷을 뒤졌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렇게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나는 강한 사람은 아니다. 강한 사람이었다면 어려운 현실에 우울함을 느낄 일도 없고, 포기하고자 하는 생각에 번민이 쌓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노력하는 동안에도 흔들렸고 힘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강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용기는 있는 사람이었다. 용기가 없었다면 이처럼 조금은 늦은 나이에 다시금 도전이라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도 불리한 것밖에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어쩌면 이러한 어려움이 조금 더 지속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나를 앞으로도 패배자라고 생각하지 않겠다. 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패배자와 용기 있는 사람의 차이는 이처럼 종이 한 장의 차이로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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