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슬로우 비디오>에서 나온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내가 이 노래를 마이안트메리의 양철 스쿠터랑 헷갈렸다니... ㅋㅋㅋㅋ

여튼 즐거운 여행가는 장면에서 굉장히 잘 어울리는 노래다. 
 

 

 

''듣기' 좋은 선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을 - 전부너였다.  (0) 2015.02.20
나얼 - 같은 시간 속의 너  (0) 2015.02.08
Black Eyed Peas - where is the love  (0) 2015.01.04
Bruno Mars - "Treasure"  (0) 2014.12.07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우연히 보게 된 이 한 편의 영화는 나에게 많은 생각의 변화를 일깨워주고 있다. 2005년 제작된 이 영화는 영국에서 만들어졌으며 인생에 대해 깊은 사색과 블랙코미디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깊은 사색은 '나를 봐주세요.' 하며 티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은 영화 전반에 잘 녹아 있다.

모든 것은 심각하지 않다. 심지어 지구가 멸망하는 순간에도 심각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냥 그렇게 돼버린 것이다. 우리가 어찌해볼 수 없는 우연의 산물이며 모든 것은 엮여 있고 원인은 알 수 있지만 '왜'인지는 분명히 알 수 없는 문제이다. 또 그 안에서 영화는 관료주의, 형식주의를 비판한다. 절묘하다.

이 영화에서 내가 감명 깊은 부분은 3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 부분은 여주인공이 죽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그런 절제절명의 순간에 나레이션은 너무나 침착하게 ' 여러분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는 그저 지금까지 살아 있던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삶의 정수를 보여주는가! 우리가 지금까지 이렇게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은 어쩌면 운이 좋아서이다. 운이 좋아서 비교적 잘사는 나라에 태어났고 우연히 교육을 받아서 글을 배우고, 읽고, 쓸 수 있으며, 치안이 괜찮은 곳이라서 그나마 운좋게 살아남아 있을 수 있다. 너무나 슬픈 일이지만 지금 글을 쓰고 읽는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기아, 전쟁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를 '지금까지 살아있는 자체가 행운'이라고 너무나 가볍고 쉽고 덤덤하게 내뱉어버린다. 나 또한 인정해 버렸다. 지금의 힘든 상황도 어쩌면 누구에게는 너무나 운이 좋은 상황일 수 있다고 말이다.


두 번째 장면은 은하대통령이 슈퍼컴퓨터를 찾아가 절대적인 질문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그걸 계산할 수 있는 컴퓨터를 보르그(외계인)이 박살 냈다고 말한다. 그 컴퓨터는 영화에서 지구 자체이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지구를 박살 내는데 서명한 것은 은하대통령 자신이었다. 즉 그는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을 자신도 모른 체 자신의 손으로 부수어 버렸다. 이는 삶의 아이러니 아닐까? 언제나 자신이 찾아 헤메던 것을 무심코 자신도 모르게 쉽게 부수어 버리고 지나쳐 버릴지 모른다. 이를 표현한 삶의 아이러니가 아니었을까?

마지막 세 번째 장면이 작가의 중심 생각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인공이 새로 만들어져 있는 지구에 내려가는 장면 중인 것 같은데, '인생의 참 의미를 알아낼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죠. 그래서 그런걸 찾기보다는 바쁘게 살기로 했어요. 현명해지기보다는 행복해지고 싶었거든요.' 하 ~ 이 얼마나 철학자들이 비통해할 만한 대사인가. 대신 에피쿠로스학파들은 손을 들어 반길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대사가 영화가 말하고 싶은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지 모른다.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삶은 우주적인 관점에서 너무나 사소하다. 신이 만들었다고 하는 지구의 생명체는 우주 공장에서 똑같이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은하대통령은 시민들이 워스트드레서 투표 정도로 치부해버린다. (이는 블랙코미디를 나타냄도 있지만) 우리의 삶의 의미를 알 수 없고, 찾았다고 해도 어쩌면 자신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감정은 적어도 자신을 속이지는 않는 것 같다. 온전히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것이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속이지 않는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이것만 명심하면서 매 순간 행복해지자!!

-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보고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웃집에 신이 산다>  (0) 2016.03.15
<여인의 향기>  (0) 2014.11.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