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씨네 21 -
<여인의 향기>
요즘의 월요일은 나에게는 힘든 시간이다. 영화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찾고 다시금 나아갈 힘을 얻곤 한다. 웬만한 추천 힐링 무비는 거의 다 보아서 점점 괜찮은 힐링 영화를 찾기 힘들다. 그러다 우연히 '여인의 향기'도 힐링무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유명한 탱고 장면도 보고 싶어서 다시금 찾아보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하지만 글쎄... 난 잘 모르겠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볼 때는 매 장면이 감탄했지만, 여인의 향기에서는 그런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 2시간 가까이 알파치노의 짜증 연기를 보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알파치노의 연기를 보고 싶은 사람은 2시간이 지루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뭔가 의미를 느끼고 싶은 사람은 1시간 50분부터 보기를 추천한다.
그래도 1시간 50분부터는 괜찮은 대사들이 나오는데 첫 번째는 '실수를 해서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라오' 이는 탱고를 인생에 비유 하면서 하는 이야기이다. 우리의 인생은 완벽하지 못하다. 큰 성공을 한 사람들도 인생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실수가 있었고 때로는 그런 실수들이 전화위복이 될때도 있다. 스티브 잡스도 말하지 않았는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뒤돌아 봤을 때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인생의 실수도 인생이다.
또 다른 대사는 마지막 부분의 주인공이 '찰리'(크리스 오도넬)를 변호하는 장면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나는 나의 인생에서 갈림길들을 직면하였습니다. 나는 어떤 것이 올바른 길인지 항상 알고 있었습니다. 예외 없이 올바른 길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결코 그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왜 그런지 아십니까? 그 길은 너무나 더럽게 어려웠습니다.' 그렇다. 우리는 대부분 올바른 길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살다 보면 힘들다는 이유로 또는 두려움으로 올바른 길을 포기한다. 자신이 포기한 길을 '이상'이라고 말하고 다른 이들도 가지 못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하며 실현될 수 없다고 믿어 버린다.
맞다. 우리가 인정하는 올바른 길이 명료한 만큼 그 길을 걷는 더욱 힘들다. 그런데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들은 그 길이 힘들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간다. 그들은 어려움을 모르는 것도 두려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은 그 어려움도 올바른 길에 하나임을 알고 나아갈 뿐이다. 그들은 두려움이 없고 이상을 꿈꾸는 자들이 아니라, 강한 사람들이다.
여인의 향기는 나에게는 그리 큰 감흥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주인공 알파치노의 연기는 좋았고, 같이 춤을 춘 여배우는 예뻤으며, 명대사는 있었다.